안도현 시인의 <연탄 한 장>이란 시가 있다.
또 다른 말도 많지만
나 아닌 그 누구에게
기꺼이 연탄 한 장이 되는 것
<중략>
안 도현 시인의 <연탄 한 장>의 일부다.
나는 시인의 아포리즘(깊은 진리를 간결하게 표현한 말이나 글 등)이 마음에 든다.
별생각 없이 지나갈 수 있는 대상, 연탄을 가지고 인생의 성찰을 한다는 것, 시인의 그 깊이에 감동했고 감사하다.
지금 세대들이야 연탄을 잘 모르지만 우리 세대에게 연탄은 굉장히 중요한 생활의 재료 아니었는가!
연탄재 되어 바닥에 버려질 때까지 그 한 몸 온전히 불태우다 가는 연탄 한 장.
연탄을 추억해 보니 정말 그렇더라.
자신을 태워서 타인을 따뜻하게 해 주고, 다 타고난 후에도 겨울날 빙판길에 뿌려지는 재가 되어 사람들이 미끄러지지 않게 도움을 주었다.
그렇게 '연탄'은 자기만을 위한 삶을 사는 이기적인 존재가 아니라,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내어주는 헌신적인 사랑을 하는 존재였더라.
내 가진 모든 것을 내어주는 연탄 같은 삶, 겸손하면서 낮아질 수 있는 내려놓음의 삶,
쉬울 듯 하지만 참으로 어려운 것이 연탄 한 장의 삶이다.
나는 누군가에게 뜨거운 존재였는가?
아니면 뜨거워지려다 반쯤 타다가 말은 존재인가?
오늘 "연탄 한 장"을 묵상해 보니 연탄 한 장의 길은 예수님이 살아오신 그 시간 밖에 없는 듯하다.
우리는 모든 걸 다 내어주는 삶을 살거라 다짐하고 결단하면서도 정작 불리하고 어려운 상황이 닥치면
완전한 헌신은 못 하는 타다 말은 연탄이 되기 일쑤다.
부끄럽지만 그게 나의 얼굴이다.
그래도 내 마음 안에 연탄 한 장이 되리라는 마음으로 살아가다 보면 예수님처럼 온전한 연탄 한 장이 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일말의 기대를 해 보는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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