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All That Life/Coram Deo9 님의 침묵 길을 걷다가 저녁을 준비 하다가 산책을 하다가 TV를 보다가 말씀을 쓰다가 시선이 그곳으로 향한다. 그리고 마음의 독백으로 외친다. 혹시...들으셨나요? 보셨나요? 알고 계시죠? 시끄럽게 물음을 계속 던지고 있다. 물음을 던질수록 나의 깊은 속내는 점점 더 번잡하고 복잡해진다. 두 주먹에 무언가를 꽉 움켜쥐고 풀지 못하고 있다. 가슴이 먹먹해져 들숨과 날숨이 켜켜이 쌓여간다. 더 이상 차오를 숨조차 없을 때, 비로소 밖으로 숨이 나간다. 문득 돌아보니 어느 새, 나의 꽉 쥔 주먹이 펴져 있다. 그렇다. 기다리신 것이다. 나의 움켜진 두 손을 펴는 그 순간을... 님의 침묵은 소리 없는 울림으로 나를 깨운다. 2021. 1. 29. 마지막 하루... 내일부터는 모든 게 투명해졌으면 좋겠다. 너무 오랜 시간, 탁하디 탁한 밀폐된 공간 안에서 갇혀 있던 기분이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나 뿐만이 아닌 수 많은 동지들과 함께 였지만 그 창살 없는 감옥을 탈출 하지 못 했다. 허나, 참 아이러니하게도 인간이 환경에 의한 동물임을 증명하듯 시간이 길어지니 이 제한적인 상황들을 적응하며 살아가고 있더라. 그럼에도 그 적응이 감사로 이어진 것은 정말 축복할 만한 일이다. 생각을 조금만 틀게 돼도 분노가 차오르고 우울감이 밀려올 수 있는 충분한 조건들을 갖춘 시간였기에 그 감사함이 어떤 감사보다 남달리 귀하게 여겨진다. 곧 제자리로 돌아오겠지..했던 우리의 아주 보통의 일상들은 언제가 될지 모르는 기약없는 기다림으로 변해가면서 누군가는 지치고 어떤 이는 꽉 막힌 도.. 2020. 12. 31. 오래된 가을에 물들다 파릇파릇한 잎들의 울긋불긋 변신. 아무리 각박한 사람이라도 이 찬란한 변화 앞에 잠시 숨고르기를 안 할 수 없을 것이다. 내 안의 티끌만한 감성마저 모두 끄집어 내는 기특한 이 계절. "이리 와, 어서 와, 나는 여기 있어." 최면에 걸린 듯 잎들의 색에 취해 나는 그 가운데 있고 엄마품같은 따뜻함 마저 느낀다. 해마다 오늘 가을이고 잠시 머물다 가는 손님같은데 이렇게 큰 위로를 주는 가을의 잎들. 자신의 한 몸 희생해 세상을 물들이고 건조한 사람들의 마음을 물들이니 그들의 변신은 성공이다! ^^ 내 나이만큼 오래된 나의 가을, 내년에는 더 깊은 물듦이 있길 바래본다. 그리고...또 하나, 가을의 잎들을 보니 문득 예수님의 거룩한 죽음이 오버랩 된다. 잎이 피어나 땅에 떨어지기까지, 그 잎이 누군가에게는.. 2020. 10. 27. 이전 1 2 다음 반응형 SMAL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