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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부터는 모든 게 투명해졌으면 좋겠다.
너무 오랜 시간, 탁하디 탁한 밀폐된 공간 안에서 갇혀 있던 기분이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나 뿐만이 아닌 수 많은 동지들과 함께 였지만 그 창살 없는 감옥을 탈출 하지 못 했다.
허나, 참 아이러니하게도 인간이 환경에 의한 동물임을 증명하듯 시간이 길어지니 이 제한적인 상황들을 적응하며 살아가고 있더라. 그럼에도 그 적응이 감사로 이어진 것은 정말 축복할 만한 일이다.
생각을 조금만 틀게 돼도 분노가 차오르고 우울감이 밀려올 수 있는 충분한 조건들을 갖춘 시간였기에 그 감사함이 어떤 감사보다 남달리 귀하게 여겨진다.
곧 제자리로 돌아오겠지..했던 우리의 아주 보통의 일상들은 언제가 될지 모르는 기약없는 기다림으로 변해가면서
누군가는 지치고 어떤 이는 꽉 막힌 도로같은 이 답답한 상황안에서도 길을 찾아가는 해안을 보이기도 했다.
어찌 되었건 유별나고 유난스러웠던 364일이 떠나가고 마지막 하루가 남았다.
우리 모두가 오래 잘 버텼고 기특하게 여기까지 왔다.
딱 오늘까지만 흐릿하고 불투명한 시간으로 마지막 하루를 쓰겠다.
내일부터는 잃어버리고 잊혀질 뻔한 우리의 모든 희망들이 투명하게 살아나서
떠나간 365일을 원망하지 말고
다가올 365을 기대하는 2021년, 첫 날이 될 것을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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