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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That Life/인생시계

이민이란 여행을 떠나보니...

by Latreia 2023. 4.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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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이 생각하는 이민이란?

우리는 각기 다른 목적으로 한 번쯤은 이민이나 유학생활을 그려 보았거나 준비를 하고 있는 누군가도 있을 것이다. 내가 내 나라를 떠나 다른 나라에 뿌리를 내리는 일, 결코 한 순간의 결정으로만 되는 소소한 일은 아니다. 나의 행복을 위해, 가족의 행복을 위해 항해 중인 배가 항로를 바꾸는 일, 그건 실로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렇다면 어떤 이유들로 이민이라는 항로로 바꾸려 하는 것일까?

헬 조선을 탈출하는 하나의 비상구사업이 망하거나 명예퇴직을 당하고 도망치듯 빠져나갈 하나의 도피처? 꿈을 위해, 젊음을 투자하는 하나의 선택? 자녀들의 미래를 위해 보다 좋은 교육환경과 인적 네트워크를 제공해 주기 위해 낯선 땅에서의 외로운 싸움을 감수하는 부모의 희생? 노후의 안락한 생활을 누리기 위한 하나의 안식처? 새로운 경제적 기회를 찾으려고? 그리고 소수지만 누군가는 믿음이 가지 않는 정부에 대한 불신 등등 여러 이유로 이민을 고려할지도 모른다.

 

 

이민은 핑크빛 미래? 착각의 늪?

찰린 채플린은 일찍이 이런 명언을 남겼다. 인생은 멀리서 보면 희극이고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다 

이 말은 다시 바꾸면  이민은 멀리서 보면 핑크빛 미래이지만 가까이서 보면 착각의 늪이다라는 말로 바꿔서 생각해 볼 수도 있다. 물론 개인적인 나의 사견이다. 

이민만 가면 미국드라마에서 봄 직한 넓은 하우스에서 정원을 가꾸고 그 나라 사람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매일 파티와 여가를 즐기고 현지에서 살기만 하면 그 나라의 언어를 줄줄 원어민처럼 할 수 있을 거라는 상상을 하는 사람도 분명 있을 것이다이민자들의 삶은 인터넷이나 미디어를 통해 어차피 성공한 사람들의 모습만 보인다. 비현실적으로 평화롭거나 과하게 화려한 모습만 보이는 게 대부분이다. 그 모습을 접하며 떠나고 싶지만 떠나지 못한 사람들은 갖지 못하는 세계, 떠나지 못하는 눈앞의 현실을 한탄하며 술잔을 기울일지도 모른다. 정작 내 손에 들어오면 그것이 그리 대단한 것이 아닐지도 모르는대......

이렇게 다른 세계에 대한 동경과 각박한 현실의 탈출구로서 이민이란 유람선에 누군가는 자신과 가족의 모두를 싣고 순항을 했을 것이고 또 누군가는 그 문턱에서 좌절하며 난초에 부딪혀 돌아왔을지도 모른다. 이민이 핑크빛 미래인지, 착각의 늪인지는 자신이 선택한 항로의 끝에 다다라야 답을 알지 않을까?

 

 

이민은 벼락치기로 하는 기말고사가 아니라 오래 준비해야 하는 고시 공부다.

밀레니엄 시대가 도래 하면서 우후죽순 생겨나는 이민 업체들과 인터넷과 미디어를 통해 여러 정보들이 쏟아져 나와서 해외로 나가기만 하면 새로운 세상에서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이민이 유행처럼 증가했다. 인터넷이란 통로로 우리는 이민을 가서 사는 사람들의 생활을 아주 쉽게 보고 들을 수 있다. 유투버 혹은 블로그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자신들의 삶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이민에 대한 현실적인 조언을 해주는 사람들이 심심찮게 있다. 팍팍한 한국의 현실에만 매여 있는 사람들에게 그런 이민의 모습들은 아무리 어려운 점을 얘기해도 귀에 들어오지 않을 수 있다. 그저 내가 보고 싶은 모습들, 한국과 다른 풍경에서 뛰노는 아이들을 보면 내 아이도 저 곳에 가서 미세먼지 없이 마음껏 즐기는 상상을 하며 다른 세상에 대한 도전을 하고 싶어질 수도 있다

모국에서 살다가 외국으로 이민을 가서 정착하기까지의 과정은 누구에게나 두렵고 힘들고 지루하게 마련이다. 그래서 오랜 이민 생활을 해온 사람들은 이제 막 이민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한국에서의 삶을 그대로 이곳에서 영위 하려면 이민의 시작부터 고난일 것이라고 조언을 한다. 그 사람이 부자이든 아니든 나를 내려놓는 일부터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런 마음 없이 자신이 그리는 이상적인 생각만 갖고 왔다 후회하고 실패하는 가정들이 많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얼떨결에 왔다 기쁨으로 사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또 어떤 이민자들은 이민은 아주 오래 준비하는 시험과도 같단다. 그 만큼 이민이란 쉽지 않음을 단편적으로 얘기하는 경험담이다.

살아보니...

1990년대에 들어와서 해외로 여행과 유학, 이민이 늘기 시작했지만 해외에 거주하는 한인들의 삶을 매체에서 쉽게 만날 수는 없었다. 그래서 1995년에 방영했던 LA아리랑은 그때 당시로서는 무척 신선했고 누군가는 동경하던 곳을 TV 시트콤으로 볼 수 있음에 대리만족을 했다. 그러나 2000년대 와서, 이민 붐이 일어나고 어학연수다 유학이다 해서 한집 건너 유학생이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예전보다는 가깝게 해외 생활을 접하게 된다. 또한 인터넷의 급속한 발달로 그만큼 많은 경험치들이 쏟아져 나오고 유학이든 이민이든 성공과 실패에 관한 자신들의 사례를 공유하길 원하는 이들이 많고 더구나 이민에 관련된 TV 드라마와 영화등이 많이 나와 이민자의 삶을 엿 볼 기회가 어려운 게 아니다.  

이런 사회적 분위기에 힘입어 이민과 유학은 어떤 차원으로는 마치 유행처럼 되어 가고 있다. 더 이상 해외로 나가는 것이 어떤 특정 계층이라 여겨졌던 70,80년대가 아니라 옆집이 가면 나도 갈 수 있고 내 친구가 가면 나도 가야 할 것 같다. 이후에 삶의 모양이 어찌 변할지 몰라도 나가는 것이 용기 있는 것이라 복 돋워주는 여러 주파수의 묘한 기운으로 지금도 여전히 탈 조선을 한다. 어쩌면 신의 한수 일지도 모르는 해외로의 탈출, 무엇이 맞는 것인지 살아보니 답은... 없다. 그저 살던 환경이 달라진 것뿐, 그 환경에서 살아내는 내 마음의 자세에 달려있음이다.

한 마디로, 내가 생각하는 이민은 '리턴 표를 끊지 않은 긴 여행을 떠나는 여정이다.' 라고 소심하게 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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