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여름의 어느 하루
어느 해 보다 빨리 지나가길 바라는 2020년, 코비드 19와의 동행.
해마다 등장했던 바이러스들처럼 일정 기간이 지나면 종식될거라 여겼던 코비드 19라 불리는 바이러스.
일 년 여 가까이 우리의 삶에 깊숙이 침투하여 많은 것을 잃게 하고 바꾸어 놓을 줄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직장도, 학교도, 교회도, 모임도, 여행도 우리의 루틴들이 깨지고 멈춰버렸다.
어김없이 월요일은 다시 왔고 주일이 지나갔지만 우리가 평상시 누렸던 하루하루가 아니다.
반갑게 인사 나누던 이웃들이 코비드 감염환자가 아닌지 서로를 의심하고 거리를 두고 거기다 코비드의 원인을 두고
특정 인종에게 분노를 표출하는 다소 몰지각한 사람들도 보였다.
모두가 피해자들인데 일방 통행만 되는 분노표출자들은 코비드를 핑계로 자신의 분노를 합리화하고 있는 건은 아닌가
라는 생각도 든다.
7개월 넘는 시간이 지나면서 처음보다는 일상의 제약들이 풀리긴 했지만 코비드가 주는 불안함과 불편함은 여전히 있다.
그러나, 멈춰보니 돌아보게 된다.
반복된 쳇바퀴 생활이 지겹다고 느꼈던 그때의 일상들이 그립고 노심초사하는 마음 없이 어디든 다녔던 진정한 자유가 너
무 소중하고 나에게 주신 예배의 자리, 기도의 자리가 얼마나 귀했었는지를...
코비드로 잃는 것이 있었지만 우리를 둘러싼 모든 것들이 감사의 소산이었음을 많은 사람들도 이번 기회에 알았을 것이
라 동지의식을 갖어본다. 나 혼자만의 착각이라고 지적하는 사람들이 나오지 않는 이상, 난 그렇게 여기련다.
감사한 마음만 갖고 살아도 코로나보다 더 심각한 사람들의 분노와 이기심을 멈추게 하고
거창하게 세계 평화까지 이뤄낼 수 있지 않을까 감히 욕심내 본다. ^^
코비드 19의 특수한 상황 속에서 만이 아니라 가끔은 멈춰 서서 걸어왔던 길을 잔잔히 바라보며
어제의 미련이나 원망, 후회가 아닌 나의 기대를 뛰어넘는 일이 기다리고 있음을 미리 감사 올려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