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That Life/Coram Deo

오래된 가을에 물들다

Latreia 2020. 10. 27.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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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릇파릇한 잎들의 울긋불긋 변신.

아무리 각박한 사람이라도 이 찬란한 변화 앞에 잠시 숨고르기를 안 할 수 없을 것이다.

내 안의 티끌만한 감성마저 모두 끄집어 내는 기특한 이 계절.

"이리 와, 어서 와, 나는 여기 있어."

최면에 걸린 듯 잎들의 색에 취해 나는 그 가운데 있고 엄마품같은 따뜻함 마저 느낀다.

해마다 오늘 가을이고

잠시 머물다 가는 손님같은데 이렇게 큰 위로를 주는 가을의 잎들.

자신의 한 몸 희생해 세상을 물들이고 건조한 사람들의 마음을 물들이니

그들의 변신은 성공이다! ^^

내 나이만큼 오래된 나의 가을, 내년에는 더 깊은 물듦이 있길 바래본다.

그리고...또 하나, 가을의 잎들을 보니 문득 예수님의 거룩한 죽음이 오버랩 된다.

잎이 피어나 땅에 떨어지기까지, 그 잎이 누군가에게는 힘과 감동으로, 누군가에게는 그저 흔한 낙엽으로 스쳐 지나갈 것이다.

예수님의 희생이 사람들에게 그저 흔한 낙엽으로 남지 않길...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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