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칸 뷰티 American Beauty (1999)
"Today is the first day of the rest of your life." - "오늘은 당신의 남은 생애의 첫날이다."
-American Beauty 中
<간단한 소개>
American Beauty는 미국에서 제작된 샘 멘데스 감독의 1999년의 영화이다. (감독의 첫 번째 장편 영화라는 것이 정말 놀라운 사실이다.) 이 영화는 개봉과 동시에 비평가들의 찬사를 받았고, 레스터 번햄 역으로 케빈 스페이시의 연기로 최우수 작품상, 최우수 감독상, 최우수 남우주연상을 포함한 5개의 아카데미 상을 수상했다.
<영화 줄거리>
나는 이 영화의 가장 대표적인 장면 - 장미꽃잎 속 아리따운 금발여성의 유혹이 담긴 장면을 보며 젊은 여자가 주인공인 로맨틱 코미디인 줄 알고 영화관을 갔었다. 그러나 영화의 주인공은 여자가 아닌 40대 남성, 평범한 남편이자 아버지인 레터스(케빈 스페이스)이었고 절대 박장대소하고 웃기만 하는 가벼운 영화가 아니었다. 블랙코미디라는 장르가 무엇인지 제대로 알게 해 준 뼈 때리는 묵직한 메시지가 있었다. 미국인이 갈망하는 전형적인 교외주택에 사는 레스터 가족은 멀리서 보면 아주 행복하고 단란해 보인다. 하지만 그의 집안을 들여다보면 삶의 활력을 잃고 하루하루 무기력하게 살아가는 고개 숙인 가장 레스터. 그리고 미국적 성공신화로 무장한 아메리칸 우먼인 부동산 중개인인 아내 캐롤린. 무능한 아버지와 성공신화에 들뜬 엄마를 경멸하는 딸 제인이 있다. 무능한 가장으로 낙인찍힌 레스터는 하루하루를 피곤하고 무기력 살아가며 20여 년간 다닌 잡지사에서도 해고당할 위기에 처하게 된다. 여느 가정과 같이 그들 집에는 화목했던 한때의 가족사진들이 많이 있으나 현실은 식사시간에 부르주아를 모방하여 장미와 잔잔한 음악만이 흐르는 서로 대화가 단절되어 있다. 아내 캐롤린과 습관처럼 결혼생활을 이어가며 하루하루를 무기력하게 살아가던 그가 딸의 친구 안젤라를 만나면서 급작스럽게 변하기 시작한다. 회사를 때려치우고 예전에 유행하던 스포츠 카를 사는가 하면 옆집으로 이사 온 리키에게 대마초를 사 피우면서 안젤라가 원하는 멋진 근육질 몸매를 만들기 위해 운동을 시작한다.
은퇴한 미국 해군 대령 프랭크 핏츠와 그의 소심한 아내 바바라, 그리고 그들의 10대인 아들 리키가 레스터 가족 옆으로 새로 이사를 오게 된다. 리키는 자신의 주변 환경을 편집증적으로 캠코더에 촬영하던 중, 레스터 가족의 일상을 몰래 비디오로 찍던 리키는 제인에게 호감을 보이고 그녀와 가까워진다. 리키는 또 비밀리에 마리화나를 거래하기도 하며, 이를 아버지에게서 숨기기 위해 파트타임 종업원으로 일하기도 한다. 아버지에 의해 강제로 군사학교와 정신병원에 들어갔었던 리키는 군인 출신 아버지의 엄격한 생활 방식을 따라야만 하기 때문에 더 자신의 모습을 감추고 아버지의 명령을 따르는 아들처럼 행동한 것이다. 리키의 집에 동성애자 연인이 새로 이사 온 프랭크 가족을 반기기 위해 찾아온 다음, 프랭크는 리키에게 강한 동성애 혐오를 표출한다. 리키의 아버지는 전직 해병대 대령으로 자신의 완고한 가치관을 가족에게 강요해 왔다. 리키가 또다시 대마초에 손댈 것을 염려한 프랭크는 아들을 감시하다가 리키와 레스터 사이를 의심하게 된다. 제인과 리키가 사귀기 시작하면서 제인과 앤젤라의 우정은 사그라든다. 제인은 리키가 자신이 찍은 영상 중에 가장 아름다운 것이라며 보여준, 비닐봉지가 바람에 날리는 영상을 함께 보기도 한다.
한편 레스터는 캐롤린이 상사 버디와의 불륜을 알아채나 무관심하게 반응한다. 버디는 진행 중인 이혼소송에 부담이 갈 것을 우려해 캐롤린과의 불륜을 끝낸다. 캐롤린은 버디를 이용해 자신의 성공을 다지고 싶었는데 모든 게 수포로 돌아가자 자신이 바람을 핀 이유도 레스터의 무능력 때문이라고 오히려 책임을 전가시킨다.
프랭크 피츠는 레스터와 리키의 우정을 수상하게 여기기 시작하고, 급기야 레스터가 알몸으로 운동을 하고 있는 장면을 찍은 리키의 녹화본을 발견한다. 피츠는 레스터와 리키가 동성애자가 아닐지 의심하기 시작하고, 자동차 차고의 창문으로 그 둘을 지켜본 후 그 두 사람이 성적인 관계로 얽힌 사이라고 단정한다. 결국 그는 리키를 때리며 동성애자가 아니냐며 비난을 하나, 리키는 자신이 동성애자가 맞다고 거짓말을 하고 결국 피츠에 의해 집에서 쫓겨난다. 리키는 제인을 찾아가 뉴욕으로 함께 도망가자고 제안한다. 이때 제인은 앤젤라와 아버지 문제로 다투고 있었는데, 리키는 그런 앤젤라를 지루하고 평범하다고 비난한다.
프랭크 피츠는 레스터를 찾아가 그에게 키스하려고 하나, 레스터는 피츠를 거절하고, 곧 도망쳐버리고 만다. 레스터는 심란해하며 혼자 있는 앤젤라를 발견한다. 앤젤라는 레스터에게 자신이 아름답다고 말해달라며 부탁하고 레스터는 따라준다. 앤젤라는 그렇게 레스터를 유혹하나, 그녀가 처녀라는 것을 알고는 레스터는 하던 것을 멈춘다. 그는 대신 앤젤라를 달래주며 서로의 절망을 나눈다. 앤젤라는 화장실에 가고 레스터는 부엌에 있는 가족사진을 보며 미소 짓는다. 보이지 않는 누군가가 그의 머리 뒤로 총을 겨누고, 곧 총소리와 함께 벽으로 피가 튄다. 리키와 제인이 레스터의 시신을 발견하는 동안 캐롤린은 옷장에서 레스터의 옷을 껴안으며 운다. 피가 묻은 프랭크는 집에 돌아오는데, 그의 총기 수집품 중에서 총 한 자루가 비어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레스터의 내레이션은 그의 삶에서 의미 있었던 경험을 묘사한다. 그는 그의 죽음에도 불구하고 이 세상에 수많은 아름다움이 있기에 자신은 행복하다고 말한다.
<영화가 주는 메시지>-중산층이라는 코스프레 뒤에 감추어진 은밀하고 비밀스러운 그들만의 위선적 작업.
레스터의 마지막 내레이션은 죽음의 순간 삶의 즐거웠던 경험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는 아내와 딸과의 즐거웠던 한때를 포함해 삶의 한가운데에 있었던 아름다운 순간들을 예찬한다. 영화의 중반부에서 리키는 공터를 날아다니는 비닐봉지를 보고 생의 환희를 발견했던 경험담을 제인에게 들려준 적이 있다. 레스터의 마지막 내레이션은 리키의 대사를 변주한 것과도 같다. 중년의 위기를 겪은 한 가장의 일탈은 이렇게 안전한 가족주의의 테두리 속에서 봉합된다. 영화의 등장인물들은 저마다 불행한 삶을 살고 있으며 모두 자기만의 방식으로 고군분투한다. 부모에 대한 불만과 콤플렉스로 힘겨워하는 제인, 정신적 외상 속에서 살아가는 리키와 그의 엄마 바바라는 물론이고, 업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아등바등하지만 매번 패배감을 맛보아야 하는 캐롤린, 보수적인 가치관을 강요하며 아내와 아들을 비극적인 삶 속으로 몰아가는 프랭크처럼 자기중심적인 인물들도 실상은 외롭고 가련한 사람들이다. 비록 비뚤어진 방향으로 표출되고 있기는 하지만 그들의 추하고 비극적인 삶 속에는 가족애가 자리하며 영화는 냉정한 시선 속에서도 이를 부정하지 않는다. 제목 ‘아메리칸 뷰티’는 중산층의 허상을 까발리기 위한 반어적 의미 이상을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한 줄 생각> - 아름다움 속에 감추어진 날카로움